2009/01/12 18:54

이달 들어 읽은 책들... Li + Fe

학기 중에는 학업에 치이다가 드디어 1월과 함께 시작된 방학.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산재해있지만, 틈나는대로 그간 못 읽은 책들을 읽고 있다. 학기 중에는 정말 단 한 권 읽는 것도 엄청난 부담감 때문에 버거웠었는데, 단지 늦잠을 자도 된다는 사실 하나로 밤을 새가며 읽고 있다.


1, 2 by 베르나르 베르베르

사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작품을 즐기진 않는다. 한참 전에 읽은 <개미> 이후로는 딱히 손길이 가지 않았지만, 이번에 <신>이라는 책을 사서 읽어봤다. 꽤나 흥미로운 책인데, 어째서! 이것이 1부라는 얘기를 아무도 안 해주는 것이냐!

로드 by 존 카맥

작년에 한창 언론에서 "성경에 비견되는 책!"이라면서 떠들던 <로드>를 당시 사놓고서는 이제서야 읽었다. 정말 읽는 내내 끔찍이라는 단어와 죽음이라는 단어가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소설이다. 도저히 한 번 손에 들으면 그 끝을 보지 않을 수 없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책의 띠지에 써져있던 "300 페이지의 절망과 단 한 줄의 희망"이라는 문구에 있던 "단 한 줄의 희망"은 대체 어디 있는 거냐! 난 도저히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 다 읽고 난 후, 3시간 정도는 멍하니 있었다.

1, 2 by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건 몇 년 전에 산 책인데, 앞 부분 10 페이지 정도만 읽고 덮어버렸었던 것을 이제서야 읽었다. 당시에는 어쨌는지 모르겠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이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꽤나 평이한 내용으로 다가왔다. 첫 번째 권을 읽고 나니 사실 결론이 다 눈에 보여버렸다고 하면 좀 건방질지 모르겠지만, 사실 결론이 훤히 눈에 보여 버렸다.
만화 미국사 by 하워드 진 & 마이크 코노패키

얼마 전에 웹 서핑 중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봤던 것(누구 블로그인지는 기억이 가물 가물..)인데, 오늘 서점에서 발견하고 바로 사서 읽었다. 미국의 제국주의적인 성향과 그 역사에 대해서 상당히 적나라하게 설명해준다. 사실 극친미주의자들에게는 빨갱이의 불온 서적으로 보일 것이고 극반미주의자들에게는 만화로 읽는 성경으로 보일 것이다. 별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나에게는 중요하면서도 외면하고 싶고 가슴이 아픈 정보를 전해주는 책이다. 참고로 한 구절만 인용하자면,

학생들이 기존의 권위에 저항하기 시작했을 때, 학교 당국은 종종 배후에 분명히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을 한 듯 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젊은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능력이 없다고 믿는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 p. 171

어째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같지 않습니까?

미학 오디세이 1, 2, 3 by 진중권

인터파크에서 미학 오디세이 3권을 세트로 팔길래 홀랑 주문해 버렸다. 집에 1권과 2권이 있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이번 기회에 편히 자기 전에 조금씩 읽으려고 세트를 주문했다. 지금은 1권을 거의 다 읽었고, 2권과 3권은 내 침대 맡에 고이 놓여있다.

첫 사랑, 마지막 의식 by 이언 맥큐언

이언 맥큐언의 작품은 <암스테르담>을 읽어본 것이 전부였는데, 얼마 전 서점에 갔다가 충동적으로 질렀다. 몇 개의 단편들로 구성돼 있는데, 한편 한편이 충격인 동시에 흥미롭고 빠져들 수 밖에 없게 써져있다. 밤 12시 쯤 잠자리에 들면서 책을 펼쳤다가 숨도 간신히 쉬면서 다 읽고 나니 새벽 4시가 된 책이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by 기욤 뮈소

만남과 사랑,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작가의 찬사와 반항이 동시에 섞여 있는 작품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쩌면 우리 같은 세대에게는 이런 소설이 더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기욤 뮈소의 작품을 이제서 처음 읽어봤는데, 읽어보고 든 생각은 언제나 서점에 가면 외국 소설 베스트 코너에 진열되어 있는 <구해줘>를 읽어봐야겠다는 것이었다.

오늘은 또 급히 해결할 일을 해결하고, 내일은 오늘 산 카멕 영감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읽을 생각이다. 이건 영화가 나왔을 때도 꼭 소설을 읽겠다는 신념 하에 영화도 안 보고 버티던 것인만큼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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