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8 19:42

iPhone과 KTF, 그리고 KTF의 치사함.. eNg + iNe +eEr

위피가 최종적으로 폐지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확인감사에서 "(위피 의무 탑재 정책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시중 "위피 단계적 폐지로 가닥"

지금의 사태를 가장 반길 곳은 SKT와 KTF 그리고 LGT 이동 통신 3사일 것이고, 가장 뼈 아파할 곳은 중소 무선인터넷 업체들일 것이다. 아, 물론 KTF의 어처구니 없게 치사한 언론 플레이에 놀아난 네티즌과 국민들도 괜히 자기들한테 유리한 일이 생기고 소비자 주권을 되찾았다는 헛된 망상에 빠져서 히죽히죽 웃고 있을 것이다.

작년에 애플 사에서 iPhone을 발매하는 것과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iPhone 열풍이 불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일리 없으니, 수 많은 얼리어답터들이 iPhone을 원했다. 다만 아쉽게도 iPhone이 EDGE 방식만을 지원하는 관계로 CDMA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들 아쉬워하며 iPhone 3G를 기다렸다. 다들 이유는 모르겠지만 iPhone 3G가 KTF를 통해 발매할 것이라는 말까지 덮석 믿어가면서 기다렸다.

나는 KTF에서 iPhone이 발매될리 없다고 언제나 주장했지만, 아무도 안 믿었다. 그들이 안 믿는 이유는 iPhone에 대한 끝 모르는 열망과 KTF의 치사한 언론 플레이 때문이었다. KTF의 언론 플레이는 정말 절묘한 것이, 잠잠해질만 하면 언론에 슬쩍 "애플과 협상 중"이라던지, "NTT 도코모를 통해 iPhone 발매 가능성 타진 중" "iPhone과 같은 스마트폰 출시 예정"과 같은 애매한 기사들을 흘렸다. 심지어는 언론에만 흘린 것도 아니다. 자사 직원들을 활용하는 센스를 보였다. 각종 블로그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자칭 KTF 직원"들은 자기 "옆 팀에서 iPhone 테스트 중"이라던지 "iPhone 테스트가 완료되었고 10월에 출시"라던지 하는 말도 안되는 루머를 퍼뜨렸다. 종종 실수도 하여, 아직 iPhone 3G가 나오려면 몇 달이나 남은 상태에서 "iPhone을 갖고 현재 국내 각지에서 테스트 중"이라는 망언 아닌 망언까지 하는 대담함과 무식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 와중에 KTF은 조금 더 대담한 방법을 썼다. 그간 새끼 발가락에 박힌 가시와 같은 존재였던 위피를 없애버리기로 맘 먹은 것이다. 위피가 생긴 후 수 많은 핸드폰용 게임을 비롯한 어플리케이션들이 나타나서 이동통신사의 무선 인터넷 수입을 늘리는데 일조한 것 같지만, 실상 이동통신사에게는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업체들에 대한 지배력 약화라는 큰 손실을 가져왔다. 위피가 없는 상태면 SKT나 KTF 등 극 메이저 이동통신 업체는 무선인터넷 어플리케이션 업체를 수족 부리듯이 부릴 수 있다. 업체가 기를 쓰고 어플리케이션을 KTF 향으로 만들었는데 KTF에서 "난 몰라. 절대 너네껀 우리가 못 받아주겠어"라고 배짱 부리면 수 개월의 개발 기간과 개발 인력, 그리고 수천만원의 개발 비용이 그냥 동네 시궁창에 버려지는 상황이니 어플리케이션 업체들은 두손 두발 싹싹 빌며 KTF에게 기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위피가 생기면서 이러한 상황이 많이 누그러졌다. 물론 이동통신 업체별로 조금씩 아웃오브스펙인 부분이 있어서 customization을 수행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위피 기반으로 만들어진 어플리케이션은 이동통신사에 관계 없이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KTF향으로 만든 것이 SKT에서도 LGT에서도 돌아가니 이동통신사의 지배력(입으론 지배력, 속으로 "독재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KTF는 어느 순간부터 언론에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기자들을 포섭하여, "위피 때문에 iPhone을 들여올 수 없다"라는 구호를 줄기차게 국민들에게 세뇌시키기 시작했다. 별 생각 없이, "다만 iPhone을 바랄 뿐"인 사람들은 위피가 뭔지도 모르면서 KTF의 프로파간다에 넘어가서 "위피는 나쁜 것!"이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런 치사한 언론 플레이의 결과로 어느 순간 설문 조사만 하면 모든 국민들은 "위피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라고 답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이제 위피는 사라지게 됐다.

물론 의무화가 풀어진다고 위피가 즉각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무화가 없어지면 SKT와 KTF, LGT는 "핸드폰 가격 절감을 위하여" "자사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위하여" 위피를 슬금 슬금 미탑재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레 위피 기반의 어플리케이션을 팔아서 먹고 살던 중소기업들도 사라질 것이다. 몇몇 규모가 있고, 자금적인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남겠지만, 대다수의 소규모 영세 업체들은 모두 도산할 것이다. 대한민국 무선 인터넷 업계의 특징상 M&A를 통해 살아남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봐도 큰 무리가 아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핸드폰 어플리케이션 시장은 지금보다도 더 황폐해질 것이다.

이렇게 위피 의무화는 폐지되어 가는데, 정작 설문조사에서 "위피 의무화 폐지"를 지지하던 국민들이 원하던 iPhone은 어디 갔나? KTF는 방통위의 정책 방향이 위피 의무화 폐지로 완전히 기운 상황에서 언론에 iPhone 도입을 포기한다는 듯한 정보까지 흘린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과 KTF는 실무진끼리 '아이폰' 도입을 하지 말자는 의견까지 교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폭탄' 맞은 외산 휴대폰

마치 마음만 먹으면 바로 iPhone 도입을 할 수 있을 수 있다는 쥐구멍은 남겨논 채, 쓱 iPhone을 출시하지 않겠다는 말을 국민들에게 한 것이다.

KTF가 iPhone을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뻔하다. AppStore를 허용하면, 위피 의무화 폐지로 다시 찾은 무선 인터넷 업체에 대한 지배력을 잃을테니 AppStore를 허용할 수 없고, iTunes를 허용하면 도시락이 죽을테니 iTunes를 허용할 수 없고, 풀 브라우징도 KTF 프록시 서버를 통해야만 계속 무선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한테 지배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니 풀 브라우징도 허용할 수 없고, WLAN을 지원하면 무선 데이터 통신 ARPU가 떨어질 수 있으니 WLAN도 허용할 수 없으니, iPhone을 도입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아니, 일단 애플과 협상 테이블에 앉기에도 쪽팔린 상황인 것이다. 내가 KTF 직원이면 저런 터무니 없는 요구 사항들을 준비하고 협상에 돌입했다고 개망신 당하느니 그냥 회사를 관두겠다.

어쨌든, KTF는 성공했다. 위피 의무화는 폐지되었으니, 마음 편히 자기들의 기세를 높이면서 위피가 의무화된 이후 짜내지 못한 소규모 영세 무선 인터넷 업체의 피를 뽑아마시면 된다. 게다가 원래부터 그다지 도입하고 싶지 않았던 iPhone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고환율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 KTF 임직원 여러분 축하합니다. 이번에 검찰에 잡혀간 조영주 전 사장과 곧 잡혀갈 몇몇 임직원을 제외한 여러분들이 진정한 승자에요!

덧. 물론 나도 위피의 현 상태가 미래 지향적이지 못하고 세계적인 추세에 맞지 않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위피 의무화를 폐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위피 의무화를 통해서 갖춰진 무선 인터넷 생태계에 대한 고려 없이 이동통신사들의 치사한 로비에 의해서 결정났다는 점에 상당히 걱정될 뿐이다. 한번씩만 더 생각해봤으면 조금 더 부드러운 발전이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더더욱 KTF의 치사한 언론 플레이에 치가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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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피가 아이폰의 진입을 막고 있다? 2008/10/30 14:52 #

    위피가 없어지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나아질거라 생각한다.. 또는 그렇게 포장해서 주장한다는건 현실왜곡입니다.우리나라에서 폰선택권은 이통3사가 가지고 있지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게 아닙니다.한두개 히트상품에 대해 시장선호가 있으면 그걸 들여올 수 있겠지만 그것도 결국 이통사가 선택하는 것입니다.위피플랫폼 탑재의 장벽이 가장 크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이쪽 시장을 잘 모르시는거고, 사회의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구조도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알면서도 ...... more

  • 치킨박사와하이드의 알림 2009/01/19 11:08 #

    어라라? 그런거였어? 믿어야하나 말아야하나...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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