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23 18:17

GPS와 위치추적 그리고 거짓말 할 수 있는 권리... eNg + iNe +eEr

한동안 소속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요새 어느 연구실에서 무급 연구원 신분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무인 자동차 개발이지만, 일단 소소하게 RC 카를 갖고 놀기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이곳에서 이런 저런 일에 관여하고 훼방 놓던 중, 요 며칠간 자동차에 장착할 GPS 모듈을 서베이했다. 요새는 GPS를 모르는 사람이 오히려 적을 정도로 많이 보편화된 장치로, Global Positioning System의 약자이다. 우리말로 하면 위성 항법 장치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내가 지금 지구의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있는 장치, 시스템이다.

GPS의 원리는 간단하다. 원리를 전부 여기다 풀어쓸 능력도 없고, 실제로 GPS의 원리를 아는 것도 아니니, 네이버 백과사전의 설명을 일부 차용해야겠다.

지피에스(GPS)라고도 한다. 위치 정보는 GPS 수신기로3개 이상의 위성으로부터 정확한 시간과 거리를 측정하여 3개의 각각 다른 거리를 삼각 방법에 따라서 현 위치를 정확히 계산할 수있다. 현재 3개의 위성으로부터 거리와 시간 정보를 얻고 1개 위성으로 오차를 수정하는 방법을 널리 쓰고 있다.

- 네이버 백과사전 GPS

사실 참 간단한 원리로 위성에서 보내는 신호 강도와 중학교 때 배우는 삼각법을 이용하여 현재의 위치를 계산한다. 그런데 한가지 주목할 점은, GPS는 신호를 받기"만" 한다는 것이다. GPS 기기의 현재 위치를 알기 위해서 위성으로 따로 신호를 보낼 필요도 없고, 측정된 위치를 위성에 통보하는 것도 아니다. 종종 GPS를 이용하면 누군가가 자신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럴 수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위치가 특별히 중요한 선박이나, 비행기 등은 GPS로 알아낸 위치를 다른 통신 방식을 이용하여 관제 센터로 보내게 된다. 다만 일반 개인이 사용하는 자동차의 네비게이션 등은 주행 중 타 서버와의 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절대 일반 자동차의 정확한 GPS 위치를 누군가에게 통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물론 추후 와이브로와 HSDPA 등이 보편화 수준을 넘어서면 그때는 가능할 것이다만...)

종종 티비 또는 신문 등을 보면 핸드폰을 이용한 위치 추적 얘기가 나온다. 범인을 추적할 때 사용되기도 하고, 부부 간에 상대방의 외도를 적발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런 핸드폰을 이용한 위치 추적은 GPS와는 달리 위성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핸드폰 기지국 간의 전파 신호를 이용하여 계산한다. 그렇기 때문에 위성에 비해서 더 많은 음영 지역이 있고, 엄밀한 위치 정보를 알아내기 힘들다. 꽤나 큰 오차가 생긴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강변북로에 있어도 핸드폰 위치 추적을 사용하면 충분히 올림픽 대로를 타고 있다고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최근의 많은 핸드폰들은 GPS 모듈을 장착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위와 조금 다른 상황이 된다. 핸드폰 상의 GPS 모듈이 위성들을 이용하여 감지한 위치 정보가 CDMA 등 무선 통신 방식을 이용하여 통신사의 중앙 서버로 보내질 수 있다. 물론 통신사만이 아니라 인터넷에 연결된 어떤 곳으로도 보낼 수 있다. 이런 식의 위치추적은 오차가 거의 반경 10M 내외로 정확히 특정인의 위치를 찾아낼 수 있다.

물론 이런 기술 외에도 상당히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지상파 LBS 등의 기술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 (주)한국위치정보에서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기술적으로 반경 1~2M 내의 오차를 보인다고 한다. 이 기술은 GPS와는 반대로 단말에서 보내는 신호를 기지국이 받아서 분석하는 방식으로 낮은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여 경제성과 도달성을 모두 확보했다고 한다.

이런 위치추적 기술 얘기가 나오면 꼭 딸려나오는 얘기가 "사생활 침해"이다. 위치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체와 정부 등 기관에서는 모두 장점만을 말하지만, 시민 단체 등 실사용자들은 단점을 말하고, 이때 가장 문제 삼는 것이 사생활 침해이다.

요새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은 위에서 말한 GPS와 핸드폰, 지상파LBS 단말 중 최소 하나 이상을 휴대한 상태로 1년 365일을 생활한다. 물론 단순 GPS 기기를 갖고 있으면 큰 문제는 안되겠지만, 핸드폰 등의 복합 단말일 경우, 충분히 위치 정보가 "누군가"에게 통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 문제는 그 "누군가"의 의도가 선한지, 악한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만약 그 "누군가"가 선한 사람이라면 문제는 없는 것인가? 여전히 문제는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이 어떤 문제이가에 대한 정답을 주지 못한다. 다들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라고 몰아붙이기만 할 뿐, 그 위치 정보를 갖고 있는 "누군가"가 "절대적으로 선한 의도"만을 갖고 있을때의 문제점에 대해서 답을 주지 못 한다. 이러니 정부나 기업체들에게 사생활 침해를 큰 걸림돌로 보지 않고 각종 위치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운전을 하면서 난 내 스스로에게 해당되는 답을 찾았다. 바로,

거짓말 할 수 있는 권리

라는 근사한 답이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전화 통화 중 어머니께 현재 있는 장소에 대한 거짓말을 했다. 물론 나도 악의가 없고 장소를 물어보는 어머니께도 악의가 있을리 없다. 어머니는 나를 끔직히 위해주시고, 나는 효자는 아니라도 언제나 어머니께 잘해드리려고 마음"만" 먹곤 한다. 만약 내 핸드폰을 통해 위치 정보가 "누군가"에게 통보되고, 만약 그 "누군가"가 어머니라면 이런 상황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굳이 나는 내 의지 또는 원하는 바를 꺾어야 할 것이고, 어머니는 의도하지 않더라도 나에게 압박을 주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이런 습성은 사람의 소중한 권리다. 물론 거짓말을 미화하려는 것은 아니고, 내 스스로도 거짓말을 하는 것도 듣는 것도 모두 싫어하지만, 종종 거짓말을 하는 것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데 위치 추적이라는 것은 그런 나의 거짓말할 수 있는 권리를 일부 침해할 소지가 있다.

물론 미래의 어느 순간이 되면 모든 사람의 위치가 추적될 것이고, 물론 그 정보는 절대 해독할 수 없게 암호화될 것이고, 그 정보는 정말로 "선"한 의도가 아니면 절대 사용될 수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기가 오기 전에는 나의 거짓말할 권리를 제한하는 위치 추적 시스템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찬성해줄 수 없다.



덧글

  • 두비 2008/03/14 01:59 # 답글

    음 흥미로운 글이네요. 거짓말 할수 있는 권리에 대한 인권적 해석이 덧붙여지면 짧은 에세이 한 편도 나오지 않을까요? 그런데 마지막 '미래의 어느 순간이 되면 ...절대 해독할 수 없게 암호화될 것이고, 그 정보는 정말로 "선"한 의도가 아니면 절대 사용될 수 없게 될 것이다....' 에서..절대라는 표현은 사실 논리적 타당성을 지녀야 하는 글에서는 비호감 단어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 ㅋㅋㅋ 2016/09/29 20:39 # 삭제 답글

    연구자라면 위성이라는게 정말 있다고 믿느것잉교?
    열권에 있는 전리층을 이용하는 것일뿐 위성이라는것은 없다는 사실!
  • 세상 2017/03/23 10:24 # 삭제 답글

    로라망 기반 위치추적기를 만들고 싶어 검색하던중 여기로 오게 되었습니다. 몇몇 글을 읽고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외국에서도 항상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궁극의 목표인 자율주행차를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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