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02 17:38

Canon EOS5 Li + Fe

집 안을 뒤져서 몇년 전 어머니께서 문화 센터에서 카메라를 새롭게 배우시려 할 때 구입한 Canon EOS5를 찾았다. 90년 대 초반에 출시된 제품으로 지금으로 보면 17년 가까이된 오래된 모델이고, 실제로 이 제품은 어머니께서 중고를 산 관계로 1992년에 생산된 것이다. 난 크게 카메라에 관심이 있지도 않고, 단지 2002년도에 구입한 IXUS V2 하나로 그때 그때 편하게 찍는걸 즐기는 편이건만, 견물생심이라고 카메라를 찾고 보니 너무나도 찍어보고 싶었다. 남들은 전부 DSLR을 외치며 모터쇼에서 레이싱걸들 다리와 가슴을 찍고, 출사 나간다면서 DSLR을 달랑달랑 들고 멀리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다니는 이 시기에 장롱 한 구석에서 먼지로 뽀얗게 덮힌 SLR을 들고 다닌다니려 하니 어머니께서도 나를 말리며 DSLR을 하나 구매하라고 하신다. 하지만, 굳이 있는 카메라 썩힐 필요 없고, 어느새 옛날이 된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던 시절도 기억나기에 출근길에 카메라 가방을 트렁크에 챙겼다.

<Canon EOS5>


자기 전에 카메라를 구동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챙기다보니, 없는 것 투성이다. 일단 필름이 없고, 배터리가 없다. 마지막으로 쓴 후 어머니께서 "L"ock을 걸어놓는 것을 깜빡하셔서 그런지 몇년 사이에 배터리는 완전 방전이 되어 있고, 필름들은 다 어디갔는지 다 쓴 것도, 새 것도, 단 한 롤이 없다. 느즈막히 집을 나서서 일단 집 근처 편의점에서 200짜리와 400짜리 필름을 사고, 배터리를 사기 위해서 회사 가는 길에 있는 알파 문구점을 들렀다. 물론 디카만큼 배터리 소모가 크진 않겠지만, 나름 공부해보기 위해 막 쓰자는 생각으로 예비를 포함 두개의 배터리를 샀다. 필름과 배터리를 가방에 챙기고 회사로 출발했다.

주차장에서 카메라 가방을 챙겨서 배터리를 장착하고, 일단 날이 밝고 야외에 있었기에 200짜리 필름을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필름을 넣고 드디어 나의 첫 SLR 구동! 사실 카메라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도 없기에 한참 헤매며 하늘, 땅, 도로를 찍어보기 시작했다. AF로 사용해보기도 하고, Manual로 초점을 조절하며 찍어보기도 했다. 아직 노출 등에 대한 것은 너무나도 모르기에 무조건 기본 세팅으로 찍었다.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디카만 쓰던 나에게 한장 찍고 필름이 넘어가는 소리는 너무나 신선했고 괜히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무작정 7장 정도 찍고 이미 늦었기에 후다닥 회사로 들어갔다.

유한한 필름과 찍은 사진을 확인할 때까지의 무한한 시간이 예전엔 그리 지겨웠건만, 무한한 메모리와 바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디카에 익숙해진 지금은, 그런 유한함과 지루함이 또 하나의 신선함과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하루하루 매뉴얼도 보고, 어머니가 예전에 보시던 카메라 교본도 보면서 급할 것 없이 많진 않지만 한장씩 사진을 찍는 것도 꽤나 내 생활의 소소한 재미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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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sanighe 2007/10/04 15:51 # 삭제 답글

    저거 우리엄마도 있던데 ㅋㅋ 공구하셨나 ㅋㅋ
  • 자라 2007/10/24 17:15 # 답글

    허허.. 그럴지도 ㅋㅋ
  • 소녀 2007/11/06 12:58 # 삭제 답글

    출사 함 나가야징.

    고고싱~~~
  • 자라 2007/11/07 15:47 # 답글

    고고씽~~~ 캬아 필카로 출사라.. 정말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보기 드문 광경이 아닐런지~~~
  • 소녀 2007/11/08 11:14 # 삭제 답글

    근데 귀하의 카메라는 무지 디카스럽게 생겨서 필카 느낌 부족이라오~
    라이카XXXX 정도는 되야.. 필카 느낌 팍팍 나는데. 홍홍 (^_^);;

    하지만 머든 잘 찍히면 땡이지.. (왠지 위로의 느낌이 팍팍 나지 않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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