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23 10:51

"애정 결핍(?)"이 내게 미치는 영향 Li + Fe

초등학교(이상하게 내가 다닐땐 국민학교였는데도 불구하고 초등학교가 훨씬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다닐때 내가 있던 반의 담임 선생님들은 툭하면 나한테 "애정결핍"이라면서 면박을 주곤했다. 그 당시에는 워낙 까불까불하고 어려서 말 뜻도 몰라서 "애정결핍? 그게 뭐지?" 하면서 스스로 "애정결핍"인가보다 하면서 생활하곤 했다. 물론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닥 좋지 않은 뜻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만서도..

애정결핍이라는 것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실상 정신과적인 면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해준다.

'애정결핍증'이란, 공식적으로 정신과에서 사용되는 진단명이 아닙니다. 그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라고 할 수 있지요. 어릴때부터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해 결핍감을 느끼고 애정을 갈망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를 애정결핍이라 한다

그렇다면 어릴 적에 내가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해보였다는 뜻밖에 안되는데, 우리 어머니가 들으시면 뒤로 넘어가실 일이다. 사랑이 넘쳐 흐른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나름대로 우리 가족은 꽤나 서로에 대한 사랑이 깊다고 나는 생각하고 우리 어머니는 더 그렇게 생각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 당시에 왜 선생님들이 나한테 "애정결핍 같다"고 했는지는 좀 알듯하다. 어디에 있던 단 한순간이라도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오바하면서 떠들어대는 모습. 누군가(특히 당시엔 담임 선생님)와 얘기할때는 억지로라도 얘기를 끝내기 싫어서 고집 부리고 끝내 대화하는 상대를 놔주지 않는 모습.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오만 친한척은 다 떨고 막 들러붙는 모습. 사람과의 스킨십을 좋아해서 상대방 고려 안하고 철썩 철썩 붙어 있는 모습. 이런 식으로 나열하면 한 백여가지는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유가 진짜 애정 결핍일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다른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어떤 "이유"로 인한 행동들은 (거의) 다 큰 지금도 여전하다. 물론 현대인의 고질병은 우울증까지 겹치면서 옆에서 보면 조금 "싸이코"틱한 행동이 더 늘은 것을 제외하면 초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그런 것이다. 애인이 생기면 나는 정말 하루에 백만번씩(나름대로 자제하면 하루에 한번씩) 그녀가 나를 좋아하는지 물어본다. 나를 안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물어보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런 확인을 통해서 언제나 사람을 만날때 불안감에 미세하게 떨고 있는 내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칭찬도 많이 듣고 싶고 칭찬을 듣기 위해서 정말 오바하면서 잘난척을 한다. 이건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역시나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내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남.녀 안 가리고 사람들과 만나면 악수가 됐던 팔짱이 됐던 어깨동무가 됐던 스킨십을 하려 든다. 물론 좀 큰 지금은 여자친구이거나 진~~~~짜 친하지 않는 이상 실행으로 옮기기 쉽지 않지만 여전히 스킨십을 하려고 한다. 이건 사람들과의 스킨십을 통해서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진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사람에게도 나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하는 갈망(?)으로 또 미세하게 떨고 있는 내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다.

이 포스팅 자체도 사실 "내가 애정결핍(이던 뭐든 간에..) 때문에 이렇습니다. 그러니 따뜻한 사랑과 관심으로 대해주세요"라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쓰다보니 "애정결핍"이 아니라 정신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무래도 한번 정도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과연 내 초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들은 어떻게 저런 것들을 한번에 캐치하고 나한테 쿠사리를 준걸까...? 미스테리다.

덧글

  • 2007/05/23 13:2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원정 2007/05/23 15:39 # 답글

    나한테는 손끝하나 안댄다니 좀 섭섭한걸....................ㅋㅋ
    나 지금 부대앞에 착했는데 전화 안받길래,
    좀 일찍와서 피씨방 왔어=)
    내블로그도 대거 업데이트 했으니 보러 오셔 !!
  • 자라 2007/05/24 10:33 # 답글

    S비밀글님/ 아 듣고 나니까 기운이 좀 나는 걸요 >_< 장문의 덧글로 기운 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원정/ 잘 들어갔나 모르겠네. 전화벨이 딱 한번 울리고 말더라.. 어쨌든 잘 지내고 담에 나오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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