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12 16:45

월드비전 번역봉사와 세계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기록하고 있는 인도 뭄바이의 고층 건물들 Li + Fe

한달 반 정도 전부터 월드비전에서 서신 번역 자원 봉사를 하고 있다. 우연히 들어가본 월드비전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에서 재택 번역 자원 봉사자를 찾는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신청했다. 사실 어디 직접 가서 하는 자원 봉사 같은 것도 의미가 있지만 꾸준히 일정 시간을 내기 힘든 사람들한테 재택에서 할 수 있는 자원 봉사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봉사를 시작했다.

<잠비아에서 보내온 아동들의 서신>

2주에 한번씩 20~30통 정도의 영문 서신이 나에게 등기로 온다. 영문 서신이라고 해봤자 거의 대부분이 후원 아동에 대한 소개글로 내용이 단순하고 길이도 30 라인 정도에 불과하다. 한통 한통 읽어가며 번역을 하다보면 아이들의 사정에 눈물이 뚝뚝 흐르기도 하고 아이들이 소꼽놀이하는 것을 좋아한다라는 말에 혼자서 해맑게 웃기도 한다.

알다시피 이 편지의 주인공 아이들은 가정 형편과 사회적 상황 등에 의해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고 생활의 많은 부분을 한국에 있는 후원자들이 매달 보내주는 2만원에 기대고 있다. 잠비아, 우간다 등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집에서 1~5km 씩 떨어진 우물에서 물을 떠와야되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는 5~10km씩 떨어져 있다. 병원은 더 멀리 있기 마련이다.

이번주에 도착한 서신은 인도의 뭄바이(예전에는 봄베이라고 부르던 곳)에 있는 아동들에게서 온 것들이다. 역시나 한통 한통 번역하면서 편지 안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도 보고 아이들이 처한 현실에 당황하기도 했다. 오늘(토요일) 몰아서 10통 가까이 번역을 하던 중 잠시 쉬기 위해서 집에서 구독하는 몇몇 신문 중 하나인 조선일보를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다. 토요일에만 오는 "Why?"라는 섹션에 아래와 같은 기사가 있었다. 그다지 기사 내용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그 기사에 실린 사진과 그 사진의 설명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인도는 4년째 이어지는 고속성장의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기록하고 있는 인도 뭄바이의 고층 건물들. Getty Image 멀티비츠

어랏. 뭄바이의 고층 건물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기록한다는 것인가? 분명 내가 지금 번역하고 있는 서신들의 아이들이 뭄바이에 살고 있을텐데.. 사진의 설명을 보고 바로 컴퓨터 앞으로 가서 내가 번역한 편지들을 보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 분명히 "뭄바이"에서 보낸 편지들이 확실하다. 자세히 다시 보니 뭄바이의 "빈민촌"에 살고 있다는 내용이 거의 모든 편지에 들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 사실 우리가 못 보고 있는 것이다. 인도 뭄바이에서만 저런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자랑하는 초고층 건물 옆에서는 수천킬로 떨어진 곳에 있는 얼굴 모르는 후원자가 보내주는 2만원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단지 인도 뭄바이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곳 서울에도 분명히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만도 아니다 소위 초강대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경제 1번지인 뉴욕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구조가 "잘 됐다" "잘못 됐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안니다. 이미 현상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데 이런 현상의 옳고 그름을 갖고 논쟁을 벌이리는 것은 소모적일 뿐이다. 다만 최대한 어려운 이들이 자립하여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릴 수 있도록 "행동"을 해야할 때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런 행동은 주위의 현실을 확실히 "인지"할 때 생기는 것이기에 좀 더 주위를 둘러보자. 저 멀리 아프리카부터 남미, 인도, 중국, 동남아를 비롯하여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서울까지 분명 작은 배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번씩 주위를 둘러보고 행동할 때인듯 싶다.



덧. 사실 나도 행동을 하지 않는데 이런 포스팅을 하려니 쑥쓰럽지만, 이 포스팅을 우연히 읽은 누군가에게 이 내용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자그마한 도움을 줄 계기가 된다면 이 정도 쑥쓰러움이야 감수할 수 있다! 백번이고 천번이고 꾸준하게 이런 포스팅을 해야 겠다.

덧2. 실제로 기사의 내용과 이 포스팅의 내용은 거의 관계가 없습니다. 물론 기사 중에 인도의 성장에 따른 빈부 격차와 물가 상승률이 빈민층에 더 악영향을 미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그다지 이 포스팅에서 하는 얘기와는 다른 방향의 얘기들입니다.

덧글

  • 그저그런 2007/05/14 07:39 # 삭제 답글

    저런 좋은 정보는 저에게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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